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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한장의사진이야기

대학시절 할머니 땡초칼국수에 대한 추억

대학시절 할머니 땡초칼국수에 대한 추억

요즘 날씨가 많이 춥죠. 손발이 오그라드는 이런 날씨에는 몸 외부를 따뜻하게 하는 것 보다 따끈한 국물로 내장을 뜨끈뜨끈하게 데워 주는 것이 추위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으로는 최고인 것 같습니다. 몸도 풀리고 마음도 살짝~ 풀리죠. ^^ 겨울 하면 떠 오르는 음식은 많이 있지만 칼국수도 괜찮죠. 뜨끈하고 시원한 국물에 칼국수를 추루룩 먹은 후 약간 걸쭉한 국물이 그냥 걸쭉하지 않은 국물들 보다 더 오래 따뜻하게 해 줄 것 같은 이상한 생각이 들거든요. ㅡ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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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런 칼국수 생각이 나서 옛(?!) 대학시절 칼국수에 얽혀 있던 제 추억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처음 대학교 입학을 했을 당시 학교주변이 거의 논밭이였죠. 군 제대 후에 그 논밭이던 곳이 원룸촌으로 변신을 하였고 지금은 대단지 아파트와 상가가 들어서와 번화가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제가 다니는 학과는 2학년부터 실험실 한 곳을 정해서 들어간 후 그 곳에서 졸업논문 지도를 받죠. 그런 기억을 떠올려 보면 군 제대 후 2학년 3학년 시절이였던 것 같습니다. 제대 후에 저도 한 실험실을 정해서 들어 갔습니다. 그리고 이런저런 실험들을 배웠고 대학원생들 실험을 도울 정도까지 되어 특히 여름겨울 방학 때 정말 빡시게 실험을 했습니다. 어찌하다보니 휴학을 하게 되어 같이 복학했던 동기들이 한 학년 위에 가 있기도 하였구요. 정말 여러 사건들이 있었던 학교생활이였던 것 같습니다.

서론이 길었구요. 그럼 본론으로 들어 가겠습니다. 학교 정문에는 길 가장자리쪽에 1~2층짜리 허름한 건물들이 몇 개 있었는데요 복사집과 구멍가게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뒤쪽은 약간의 언덕이 있었고 그 허름한 건물들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건물 뒤쪽으로 가면 할머니께서 운영하시는 칼국수집이 있었습니다. 물론 간판도 없으며 옛날 시골 가게에서 문 열 때 "드르륵~" 소리가 나는 문에 60~70년대 그런 농촌 가정집 같은 분위기의 음식점이였습니다. 앞 마당에는 닭도 있었죠~ ㅋㅋㅋ ^^;;;

그 할머니께서 운영하시는 음식점의 주 메뉴는 칼국수였던 것 같습니다. 칼국수만 주문을 했었거든요. 그리고 그냥 칼국수가 아니고 땡초칼국수였죠. 저는 땡초의 맵싸한 맛이 나는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 합니다. 뜨거운 것도 잘 못 먹는대다가 땡초의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콧물과 침이 나와대서 시원함을 뒤로 하고 괴로워서 잘 먹지를 못합니다. 선배, 동기들, 후배들은 좋아하더군요. 그래서 항상 가면 "할머니 칼국수 5개 주세요~ 그리고 1개는 안 맵게 해 주세요."라고 주문을 합니다. 그러면 할머니는 "땡초 안 넣으면 무슨 맛으로 먹노~!!!"라고 하시거든요. 그러면 동기가 "애가(이 아이가) 매운거 못 먹는데요~"라고 이야기를 하죠.

그렇게 칼국수가 나오고 다들 정신없이 먹기 바쁘죠. 할머니의 땡초칼국수~ 정말 맛 있습니다. 가격 또한 저렴했던 것 같습니다.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1,500원에서 2.000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에게는 저렴하고 맛 좋고 푸짐한 할머니의 정성이 들어간 땡초 칼국수가 한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는 메뉴였죠. 그리고 뜨거운 여름에도 이열치열이라면서 이 땡초 칼국수를 먹으로 갔는데 친구들과 후배들은 이마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잘 먹더군요.

그러던 어느 여름방학 때, 실험을 열심히 한 후 점심을 먹기 위해 메뉴를 정하다 보니 대학원 선배가 칼국수 먹으로 가자고 의견을 내더군요. 그 때 실험실장 선배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 시간도 여유가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선배들과 동기, 후배들과 칼국수를 시켰는데 뜨거운 여름 무엇인가 2% 부족한 느낌이 들더군요. 대학원 선배가 갑자기 "할머니~ 여기 막걸리도 한 주전자 주이소~"하고 막걸리를 시키더군요. 양은 주전자에 나온 막걸리는 정말 시원했던 것 같습니다. 시원하게 착~ 입게 감기는 막걸리와 함께 먹는 칼국수도 궁합이 찰떡이더군요. ㅋㅋㅋ ^^ 우리들은 농담삼아~ "형~ 실험은 어쩔려구요~ 교수님 들어오셔서 이야기 하면 냄새 날낀데~"라고 이야기 하니 "냄새 나면 어떻노~ 더운데 한 잔 했다 하면 되지~ 그리고 원래 음주 실험이 더 잘 된다아이가~"라면서 점심 때 반주 정도는 괜찮다는 분위기로 되면서 많이 웃으면서 먹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참 그 때 생각해 보면 고달픈 실험 하면서 먹는 막걸리, 맥주 반주가 삶의 활력을 주는 역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참 재미 있게 생활을 했던 것 같구요.

2~3학년쯤 정문 앞이 엄청나게 개발 될 것이다라는 이야기가 돌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 혜택은 보지 못했죠. 중간에 휴학을 하고 복수전공을 한다고 졸업을 늦게 했습니다. 그 마지막 4학년 + 5학년 1학기까지 한 것이 되었죠. 그 당시에 아파트를 짓기 위해 건물을 다 허물고 뒤에 얕은 언덕도 파내고 했거든요. 그 언덕에 유물이 나와서 공사가 잠깐 중단되기도 했구요. 그 공사를 하면서 할머니 칼국수집은 옮겨 간다는 이야기만 들었던 것 같습니다. 어디로 가시는지도 몰랐고 나중에는 졸업한다고 바빠 시간 가는 줄도 몰랐구요. 그렇게 할머니 땡초칼국수집은 추억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직도 그 때 선배, 동기, 후배들과 칼국수, 막걸리 먹던 기억들은 나는데요~ 선명하게 떠오르지는 않습니다. 그 동안 너무 잊고 있어서 기억이 가물가물 흐려지나 봐요. 시간이 가고 사회가 발전이 되면서 없어져가는 것들이 있죠. 그런 것들을 남겨 두고 싶어서 사진을 시작한 이유도 있습니다. 제가 기억력이 별로 좋지 못하거든요. ^^;;; 여하튼 그 칼국수를 먹으면서 사진이라도 남겨 둘껄~ 하는 생각이 들지만 늦어 버렸군죠. 많이 아쉽습니다. 칼국수 하면 생각이 한 번씩 나는 그 땡초 칼국수. 다음에 대학 동기들 만나면 이야기를 꺼내 봐야겠습니다. 친구야~ 기억하고 있을려나~ 할머니 땡초칼국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