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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여러장의사진이야기

대구 53년만의 3월 봄 폭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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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53년만의 3월 봄 폭설 풍경

9일 비가 오다 그치다를 반복하는 것 같습니다. 밤 늦게까지 정신없이 업무를 하다 보니 10일 새벽 1시가 넘었더군요. 일을 마무리 하고 주섬주섬 퇴근 준비를 했습니다. 밖에 나가니 눈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소복히 내리는 눈을 보니 와~ 하는 생각에 업무에 정신없었던 머리가 즐겁고 따뜻한 마음으로 눈 내리듯 녹아 내리더군요. 바닥에 눈이 조금 쌓여 있었습니다. 집에 갈 걱정도 되었지만 무엇인가 야릇한 생각이 들더군요. 정신없이 일에 파묻혀 잊고 있었던 무엇인가 따뜻하고 아련한 느낌이 들면서 그 느낌을 잊지 말라는 것인지 다시 상기를 시켜 주는 듯 하였습니다. 느끼지 못 했던 여유가 너무 달콤하게 다가 왔습니다.
고향이 부산이라 눈 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인지 눈이 너무 좋더군요. 특히 폴폴 떨어지는 눈을 보고 있으면 모든 시름이 잊어지고 마음이 편안해져서요. 윗 지방에서는 눈 때문에 고생도 많이 하시고 하여 눈이 왼수라는 말도 하시고 눈 내릴 때 좋아하는 사람을 철이 없이 생각하시던데 아직 눈 때문에 고생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직 철이 안 드는 것 같습니다. 우스게 소리도 많이 있죠. ^^ 그리고 눈이 올 때 운전을 한 번도 해 보지 않아 어떤 느낌이까? 어떻게 하면 눈길에서도 잘 갈 수 있을까? 하는 여러 느낌에 대한 호기심 반, 위험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 반 해서 집으로 퇴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잠깐 도로 옆 공간에 차를 주차하고 눈 오는 풍경을 찍어 보았습니다. 이제 살짝 눈에 덮히기 시작하였는데 도로에는 눈이 많이 녹아 있었습니다.




부산에서 2005.03.05.에 100년만에 내린 폭설 때 본 눈 이후로는 함박눈이 내리는 것을 약 5년만에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눈 내리는 모습은 정말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것 같습니다. 하늘하늘 날리는 눈 송이들이 말이죠.






의외였던 것은 차들이 잘 다니더군요. 눈이 오지 않을 때 보다는 속력을 줄이지만 생각했던 것 보다는 빠르게 간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




유리창에 내린 눈이 솨~악~ 사라져버립니다. ^^




새벽이라 차가 거의 없었습니다. 눈이 녹아 물도 있고 얼음들도 있고 해도 차는 잘 가는군요. ^^







아래 두 사진은 같은 사진인데 참 다른 느낌을 주죠. 제가 느낀 것은 윗 사진은 현실적인 것 차갑고 어렵고 긴장과 직설적인 부분으로 와 닿는 것 같지만 아래는 그런 부분들은 모두 지워지고 몽롱하고 따뜻하고 여유로움이 묻어 나는 것 같습니다. 사람 마음도 같지 않을까요? 보이지 않는다고 내가 경험하지 않았다고 그 것이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겠죠. 마음 먹기 하나에 세상이 나에게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





집 근처에 오니 함박눈이 펄펄 쏟아지더군요. 눈도 제법 쌓여 가구요. 내일 눈이 많이 쌓이면 쉴 수 있을려나 하는 희망을 가져 보기도 하였지만 설마 하는 생각에 그냥 웃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초등학생 같아요. 내일 출근만 하지 않으면 눈을 보러 세상에 나갈텐데 말이죠. 여행 가고 싶은 생각이 납니다. ^^;;;









정리를 하고 잠자리에 드니 새벽 2시였습니다. 잠도 많고 업무에 늦게 잠을 자서 그런지 아침 잠을 설치면서 좀 늦게 일어났습니다. 놀래서 빨리 준비를 하여 나오니 아침 8시가 다 되어 가더라구요. 큰일 났다 싶어서 나왔는데 차가 눈에 덮혀 있는 것을 보고 처음 겪는 상황이라 어떻게 해야 될지 난감했습니다.  ㅡ.ㅡ;;; 우선 문을 열었는데 문 위쪽에 쌓여 있던 눈이 떨어지면서 차 안으로 들어가 버릳군요. 이론... ㅜ.ㅜ 문 위에 눈을 먼저 치우고 문을 열어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동을 걸고 뒷창 열선과 앞 유리 서리제거 모드로 해서 히터를 풀로 틀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따뜻한 바람이 나와 눈이 녹기 시작하더군요. 어느 정도 녹여 와이퍼로 눈을 닦아 내고 출발하는데까지 걸린 시간이 10분 남짓입니다. 직장까지 15분이면 가는데 걱정이 되더군요. 대중교통은 시간이 7배 이상 걸릴 것 같아 우선 포기를 했습니다. 버스 뿐인데다 평소 때도 시간 또한 4배 이상 걸리거든요.




우선 차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눈이 쌓여는 있었으나 잘 가 지더구요. 조심조심 운전을 했습니다. 최대한 거리를 두고 조금 천천히 움직이고 브레이크도 급격히 사용하지 않았죠. 그냥 저냥 괜찮더군요.




아직은 차가 많이 없었습니다. 다행이구나 싶었습니다. 반대차선은 차들로 가득 찼더군요. 버스 정류장에는 사람들이 가득 차 있는데 버스가 다니긴 했지만 많지는 않았습니다. 부산에는 눈 오면 지하철을 제외한 특히 버스는 올 스톱이거든요. 부산은 길 자체가 언덕이 많고 산이 많은 길이 많고 눈을 많이 접하지 않기 때문에 정말 취약합니다. 눈이 조금만 쌓이면 차가 없죠. ^^;;; 거기에 비해 대구는 차도 많고 버스도 다니고 하는 것과 함께 눈을 두려워 하지 않는 것이 문화적 충격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제가 눈길에 차를 가지고 가고 있는 것 또한 신기했구요. 오~




차들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라디오에는 지각을 많이 하신다는 내용과 함께 차가 여기 저기 많이 막힌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도심지로 가다 보니 차들이 많이 밀리기 시작해서 시간이 지체되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언덕길에서는 후륜구동 차들이 맥을 못 추고 있고 제설작업 하시는 분들이 흙을 퍼 나르고 염화 칼슘을 뿌리고 분주하고 움직이고 있으시더군요. 나의 마티즈~ 언덕길에서도 사뿐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사랑스럽던지요.




후륜구동 스포츠카는 언덕에서 올라가지를 못해 조수석에 타고 있던 아가씨가 내려서 차를 밀어주는 안타까운 광경도 보였습니다. 원래 눈이 오고 나면 질퍽질퍽해지고 걸어다니기도 어렵잖아요. 거기에 많은 차들이 다닌 곳에서 차를 밀어야 되는 상황이 발생을 하니 참 난감하셨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하튼 저도 20분 정도 지각을 했습니다. 다행이 많은 분이 늦게 오셔서 그냥 넘어갔지요. 그런데 일찍 정시에 나오신분들은 어떻게 나오신 것인지. 신기합니다. 대구에 53년만에 춘삼월에 2번째로 많은 적설량을 기록 했다고 하던데 좋은 일이 있을려고 눈이 많이 내리는 것이겠지요? 눈은 축복이고 복이라는 말이 그냥 떠오릅니다. 여러분들도 올해 좋은 일 가득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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